자신의 어리숙함을 가장하여 상대방을 안심시킨 후 접근하여 자신이 얻고자 하는 바를 얻는다는 뜻이다. 총명한 척하며
경거망동하지 말라. 중국 춘추전국시대 한나라의 개국공신 한신은 젊은 시절 가난한 평민에 지나지 않았다. 남에게 빌붙어서
겨우 끼니를 해결했던 한신은 늘 주변 사람들의 놀림거리가 되었다. 한신이 길을 가다가 불량배 하나를 만났다. 불량배는 한신의
허리춤에 채워져 있는 검을 보더니 "니놈 주제에 검이 가당키나 하냐?"며 그것을 빼앗으려 했다. 한신은 불량배를 피해 도망을
쳤지만 붙잡히고 말았다.
"이 겁쟁이. 용기가 있다면 그 검으로 나를 한번 베어보거라. 그럴 용기가 없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가거라."
한신의 검술 실력이라면 불량배를 단칼에 베어버릴 수도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생각했다.
이 따위 조무래기와는 싸울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한신은 불량배의 다리 사이로 기어나갔다. 주변에 몰려든
구경꾼들은 한신을 겁쟁이라고 일제히 비웃었지만 자신의 능력을 가치도 없는 싸움에 허비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수모는
겪었지만 한신은 자신을 열심히 단련해 훗날 유방이 항우를 이기고 한나라를 세우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명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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