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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피터뉴스] 윤석열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더니 이제 와서 발뺌

by 마릉손빈 2025. 1. 17.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포고령 1호 경위 두고 서로 책임 미뤄

▲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포고령 1호 © 임병도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심리를 시작하자마자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였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14일 12·3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을 설명하는 62쪽 분량의 답변서를 헌재에 제출했습니다. 답변서에는 비상계엄 당시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가 김 전 장관이 군사정권 시절의 예문을 잘못 베낀 것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고령 1호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명시돼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용현 전 장관 측 이하상 변호사는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당한 포고령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국회의 권능을 무력화하고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활동 금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던 것"이라며 "(작성 과정에서) 어떤 착오도 없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문구의 잘못을 부주의로 간과"했다는 윤 대통령, 검사 출신이?

윤 대통령 측이 헌재에 제출한 2차 답변서에는 "포고령 1호는 김 전 장관이 종전 대통령에게 ‘국회 해산권이 있을 당시의 예문’을 그대로 베껴 왔다"며 "문구의 잘못을 (윤 대통령이) 부주의로 간과했다. 포고령 표현이 미숙했다"고 했습니다. 

답변서만 보면 윤 대통령 측도 포고령 자체가 위헌·불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했고, 김 전 장관 측에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김용현 전 장관의 공소장을 보면 계엄 선포 이틀 전에 김 전 장관은 포고령 초안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합니다. 김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나온 지시 사항을 보완한 뒤 다음 날 윤 대통령에게 다시 보고해서 승인을 받았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 측은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문구의 잘못을 부주의로 간과"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은 검사 출신인 그가 비상계엄을 계획하면서 1987년 개헌으로 폐지된 국회 해산권을 몰랐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만약 몰랐다면 무지하고 즉흥적인 비상계엄을 자행한 대통령이라는 비판도 감수해야 합니다. 

역대 비상계엄 포고령과 비교해 보니 

▲ 역대 비상계엄 포고령(문) © 임병도

역대 포고령과 12·3 비상계엄 포고령을 비교해 보면 오히려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생깁니다. 

윤 대통령 측은 김 전 장관 측이 역대 군사정권의 예문을 잘못 베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역대 비상계엄령 포고문을 보면 '모든 정치 활동을 중지하며 집회와 시위를 금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포고령에는 '국회', '지방의회', '정당' 등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나옵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담화문과 맥락이 같아 보입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국회는 우리 정부 출범 이후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 소추를 발의했다"면서 국회를 거론했고, '민주당의 예산 폭거'를 언급했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포고령에는) 국회나 선관위 출입을 막으려는 내용이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날 생중계로 드러난 사실은 막지 않은 게 아니라 못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특히 수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은 '총을 쏘고 도끼로 문을 부수고라도 본회의장에 들어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했는데 

▲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적힌 명패가 놓여 있다. ⓒ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집무실 책상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적힌 명패를 놓고 모두발언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7일 대국민담화에선 "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랬던 윤 대통령이 이제는 포고령 문구를 잘못 봤다면서 모든 책임을 김용현 전 장관에게 미루고 있습니다. 충암고 출신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경호처장으로 윤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하고, 비상계엄에서 윤 대통령의 행동대장으로 활약한 인물입니다.

헌재 탄핵 심판이 본격화되고 파면이나 처벌이 두렵다고 해도 자신의 측근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궁색한 변명은 너무나 졸렬해 보여 민망할 지경입니다. 

그나마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서로 책임을 미루다 보면 비상계엄을 한 진짜 이유가 드러날 수 있지 않을까요? 

출처 : 아이엠피터뉴스(www.impete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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